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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시대와 그린 수소

  • 입력 2022.09.06 00:00
  • 기자명 김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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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동반성장연구소 연구위원
김영우 동반성장연구소 연구위원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수소경제’를 출판한 것은 2002년 가을이었다. ‘세계 에너지 망의 창조와 전력의 재분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화석연료에 의존하던 유럽이 수소를 바탕으로 초강대국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언젠가 기름 대신 물로 가는 자동차가 개발되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상상하던 대중들에게 수소가 석유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그리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리프킨은 육식의 종말(1993), 노동의 종말(1995), 소유의 종말(2000)이라는 베스트 셀러로 유명한 미래학자였기에 그의 주장이 주는 무게감이 남달랐다. 그 후 그는 유럽의 꿈(2004), 제3차 산업혁명(2011)에 이어 2019년 ‘글로벌 그린 뉴딜’까지 출간하면서 미래를 오래된 과거처럼 전망하였다. 그의 예측대로 채식주의자가 늘어났고, 인공지능(AI)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있으며, 공유경제가 떠올랐고, 수소차가 현실화되었다.

최근 탄소중립이 지구촌의 화두가 되면서 수소경제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여 리프킨의 예상보다 더 빨리 수소경제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유럽은 물론 미국과 일본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수소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에너지원의 95%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도 탄소 배출을 줄이고, 경제성을 갖춘 에너지인 수소생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저서 ‘글로벌 그린 뉴딜’에서 리프킨은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로 인류가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게 되고 2028년쯤이면 화석연료 문명은 붕괴되며, 친환경 인프라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는 지구 온난화의 위기 극복과 경제 패러다임 전환과정에서 ‘수소는 친환경 에너지를 저장하기에 가장 알맞은 형태’라고 설명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소는 탄소 배출 유무에 따라 몇 가지로 나누어진다. 화석연료에서 뽑아내는 그레이 수소는 오늘날 수소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탄소를 배출하는 단점이 있다. 그레이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여 탄소 배출을 줄인 블루 수소도 있다. 반면 그린 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산한 수소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지만 생산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그린 수소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데 선도한 사례가 있다. 한국중부발전은 2017년부터 풍력발전계통 안정과 그린 수소 보급을 위해 그린 수소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여러 기관이 참여해 2020년 12월 제주 상명지역에 풍력을 이용한 그린 수소를 국내 최초로 생산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제주도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최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계절과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전력 수요를 초과하는 문제가 늘어나고 있다. 중부발전은 풍력 잉여전력 활용을 위한 500kW급 그린수소 생산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의 불안정성을 해결하고, 제주도의 전기차 보급과 수소경제 활성화를 선도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인류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다. 특히 그린 수소의 효율적 개발은 수소경제 시대라는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앞당기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상명단지의 성공은 탄소중립의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간 협력과 내부역량을 강화함으로써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그 중심에 그린 수소가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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